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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순의 《논어(論語)》 이야기 (11)] - 공자 자신 이야기1 -

Eco-Times | 기사입력 2023/11/15 [16:59]

[박충순의 《논어(論語)》 이야기 (11)] - 공자 자신 이야기1 -

Eco-Times | 입력 : 2023/11/15 [16:59]

 

 

 

▲ 공자 초상화



공자는 자신의 학문이나 삶의 자세 및 속마음에 대해 많은 곳에서 진솔하게 이야기하였다. 자신의 학문에 대하여 〈술이(述而)〉에서 ‘옛것을 배워 기술하기는 하나 창작하지는 않았으며, 옛 가르침을 믿고 또 좋아하였다.

 

(述而不作, 信而好古。;술이부작, 신이호고)’라고, 스스로 창작한 것은 없고, 옛 성현들의 말씀을 정리하여 전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공자는 ‘인(仁)’을 ‘예(禮)’와 연결하여 설명하는 것과 같이, 옛것을 기술하는 속에 새로운 창작이 들어 있으므로 ‘술이부작(述而不作)이 아니라 술이작(述而作)’하였음을 알 수 있다.

 

겸손한 공자가 〈공야장(公冶長)〉에서 ‘십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라도 분명 나만큼 성실하고 신의가 있는 사람은 있겠지만,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十室之邑, 必有忠信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也。;십실지읍,필유충신여구자언,불여구지호학야)’라고 할 정도로 배우기를 좋아했으며, 또 열심히 배웠음을 알 수 있다.

 

공자는 (술이)에서 ‘체험한 일들은 묵묵히 마음속에 담아두고, 배움에는 싫증 내지 않았으며, 남을 가르치는 데는 게을리하지 않았으니, 나에게 또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黙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묵이식지, 학이불염, 회인불권, 하유어아。)’라며,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멍청해지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게 된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라는 배움의 자세와 ‘온고지신(溫故知新)’하는 선생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자신의 모습에 만족해하며, 더 이상의 욕심이 없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삶에 만족해한다는 말이 단순히 하는 말이 아니고 진심인 것을 (술이)에서 ‘선생님께서는 집에서 한가히 계실 때는 그 모습이 편안해하셨으며, 안색이 즐거웠다.(子之燕居, 申申如也, 夭夭如也。;자지연거, 신신여야, 요요여야)’라는 제자들의 말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공자가 솔직한 분이라는 것은 (술이)에서 제자들에게 ‘너희들은 내가 숨기는 게 있다고 여기느냐? 나는 네희들에게 숨기는 게 없어! 나는 너희들과 함께하지 않은 것은 없지. 그게 바로 나 구이다.(二三者以我爲隱乎? 吾無隱乎爾! 吾無行而不與二三子者, 是丘也。;이삼자이아위은호? 오무은호이! 오무행이불여이삼자자, 시구야。)’라고 한 말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 논어 술이 편



공자는 항상 자기반성과 예비하고자 하는 우환의식(憂患意識)이 매우 강하였다. 우환(憂患)과 비슷한 말로 기우(杞憂)가 있다. ‘기우’는 고대 중국의 기(杞)땅 사람이 하늘이 무너진다는 것과 같은 쓸데없이 하는 걱정을 이르는 말로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보겠다.

 

그러나 ‘우환’은 걱정한다는 면에서는 비슷하나, 걱정의 내용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의 모습에서 그 변화의 이치를 찾고, 이해하려는 노력의 결과 항상 겸손한 마음과 준비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지니게 된다.

 

그러므로 공자는 〈술이〉에서 ‘덕을 수양하지 않는 것과, 배운 것을 체득하지 않는 것과 의로운 말을 듣고도 실천하지 않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걱정이다.(德之不修, 學之不講, 聞義不能徙, 不善不能改, 是吾憂也。;덕지불수, 학지불강, 문의불능사, 불선불능개, 시오우야)’라고 항상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우환의식과는 성격이 조금은 다르나 건강이나 나이에 대해 걱정하는 아주 인간적인 면도 볼 수 있다. 〈술이〉에서 ‘심하게도 내가 쇠약해졌구나. 오랫동안 나는 꿈에서 주공을 뵙지 못하였다.(甚矣, 吾衰也! 久矣, 吾不復夢見周公。;심의, 오쇠야! 구의, 오불부몽견주공)’라고 존경하는 주공이 꿈에 나타나지 않음으로 몸이 쇠약해진 증거라고 걱정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세월의 흐름이 ‘60대에는 시속 60km로 가고, 70대에는 시속 70km로 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공자도 노년에는 세월이 무심하게도 빠름에 야속함을 느꼈던 모양이다.

 

〈자한(子罕)〉에서 ‘공자께서 냇가에서 말씀하시길,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쉬지도 않는다고 하셨다.(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자재천상왈: 서자여사부! 불사주야)’라고 하였다. 이 말은 흐르는 냇물을 보면서 무심히 자신도 모르게 흘린 말을 옆에 있던 제자가 듣고 전한 것이다.

 

공자도 만년에는 좌절감에 빠졌던 모양이다. 〈자한〉에서 ‘봉황새도 날아오질 않고, 황하에선 도(圖)도 나오질 않으니, 나는 끝났구나.(鳳鳥不至, 河不出圖, 吾已矣夫。;봉조부지, 하불출도, 오이의부。)’라고 탄식하셨다고 한다.

 

하도낙서(河圖洛書)는 고대 중국에서 예언이나 수리(數理)의 기본이 된 책이며, 《하도》는 복희(伏羲)가 황하에서 얻은 그림으로, 이것에 의해 《역(易)》의 팔괘(八卦)를 만들었다 하며, 《낙서》는 하나라의 우(禹)가 낙수(洛水)에서 얻은 글로, 이것에 의해 천하를 다스리는 법(法)으로서의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만들었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그런데 공자는 점점 노쇠해가면서 자신감은 상실되고, 초조함만 커가는데, 하늘이 도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어떤 희망도 없음에 절망감을 토로한 것이라 하겠다.

 

공자는 매사에 형식적으로 대하지 않고, 진심으로 임했음을 알 수 있다. 〈술이〉에서 ‘선생님께서는 상 당한 사람 곁에서는 배부르도록 드신 적이 없으시며, 곡을 하신 날에는 노래를 부르지 않으셨다.(子食於有喪者之側, 未嘗飽也: 子於是日哭, 則不歌。;자식어유상자지측, 미상포야: 자어시일곡, 즉불가)’라고 제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또한 공자는 〈술이〉에서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베개를 하고 살아도, 즐거움이 그러한 가운데 있다. 의롭지 못하게 얻은 재물과 지위는 내게는 뜬구름과 같다.(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반소식음수, 곡굉이침지, 낙역재기중의。 불의이부차귀, 어아여부운。)’라며,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에 만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 Times 박충순 전문위원 dksrhr2@naver.com 

            (중국문학 박사. 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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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srhr2 2024/08/30 [05:11] 수정 | 삭제
  • 위의 '黙而識之'라는 인용문의 독음을 '묵이식지'라 한 것은 '묵이지지'의 오기임을 밝힙니다. '識'자의 독음은 '알다'의 경우 식으로 하고, '기억하다'의 경우에는 '지'로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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