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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경의 ‘노래로 읽는 사자성어 이야기’(1)]-연리비익(連理比翼)-

Eco-Times | 기사입력 2023/02/24 [15:36]

[고재경의 ‘노래로 읽는 사자성어 이야기’(1)]-연리비익(連理比翼)-

Eco-Times | 입력 : 2023/02/24 [15:36]

 

 

   





                                                                            連이을 연

                                                                            理이치 리

                                                                            比견줄 비

                                                                            翼날개 익

 

연리비익(連理比翼)은 연리목(連理木)과 비익조(比翼鳥)의 합성어다.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줄기가 이어져 한 나무로 자라는 것이 연리목이다. 암수의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어서 짝을 지어야만 날 수 있는 전설상의 새가 비익조다. 이러한 이유로 유래한 연리비익은 부부의 사이가 매우 화목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부부 듀엣이 부른 ‘부부’ (작사·곡 신상호) 곡목의 가사는 전형적인 연리비익의 내용을 애틋하게 표현한다. 1절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남성 화자는 자신의 배우자와 함께 ‘살아온 세월’을 회상한다. 다사다난했던 그 시간은 오직 ‘정 하나로’ 같이한 세월임을 추억한다.

 

이제 그 기억을 물리치고 ‘꿈같이 흘러간 지금’의 현실에 눈을 돌린다. 하지만 마주친 현실은 과거와는 다르게 상당히 변해있다. 즉 배우자의 ‘곱던 얼굴’과 ‘고운 눈매엔 어느새 주름’이 늘어나고 있음에 깜짝 놀란다. 세월의 계급장인 주름살에 일시적인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화자이지만 곧바로 배우자를 향한 사랑과 고마움을 고백한다.

 

또한 ‘돌아보면 굽이굽이 넘던 고갯길’의 힘든 인생 여정 속에서도 배우자는 ‘등불’과도 같은 존재였음을 알린다. 희노애락의 삶을 ‘함께 하면서 이 못난 사람’인 화자를 위해 ‘정성’을 헌신한 특별한 배우자에게 그는 해주고 싶은 특별한 말이 있다:‘여보 당신에게/하고픈 말은/사랑합니다/사랑합니다/그 한 마디 뿐이라오’.

 

2절 도입부에는 여성 화자가 등장한다. 배우자와 함께한 그의 지나온 세월은 ‘행복’ 자체임을 고백한다. 그에게 배우자는 ‘이 세상에 오직 한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중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이다. 이렇게 보석 같은 사람을 ‘사랑하면서’ 살아왔던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 그의 몸과 마음에 선명한 자국을 남기고 가슴 속에 깊이 아로새겨져 있다.

 

사실, 기나긴 시간을 함께하면서 화자의 마음속에는 배우자에 대해 적지 않은 원망도 있었을 듯싶다. 하지만 그는 단언컨대 이렇게 회상한다:‘아무런 후회 없어요’. 그는 배우자를 위해 그리고 ‘자식위해 가는 이 길이’ 자신의 ‘숙명’이자 ‘운명’임을 적극 수용한다. 더 나아가 ‘좋은 일’이든 ‘궂은 일’이든 일상을 같이 하면서 배우자의 ‘그림자’로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당신만을 사랑합니다’라고 자신의 진심을 고백한다.

 

한울타리가 노래한 불후의 명곡 ‘그대는 나의 인생’ (작사·박건호 작곡·김희갑)의 가사 도입부에서도 부부간 화목한 정서를 간결한 노랫말 속에 아름답게 담고 있다: ‘나 오직/그대를 사랑해/그 사랑 변하지 마오/우린 비밀이 없어요/꿈과 사랑을 나누어요’. 부부 사이에 가장 중요한 점은 신뢰에 기초한 사랑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사랑은 시종일관 변함이 없을 때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 사람은 감정에 영향을 받는 인격체이기에 사랑의 진심이 들쭉날쭉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부부간에는 숨겨진 ‘비밀’이 없어야 한다.

 

마음 한쪽에 간직하기에 불편한 뭔가가 있으면 계속 ‘아쉬움’이 남게 된다. 이것이 상호 믿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비밀 없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유지하면 ‘꿈과 사랑’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서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서로에게 줄 수 있다. 왜냐하면 ‘그대는 나의 인생’ 곡명이 시사하듯이 부부는 서로에게 ‘나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우연히 서로 만나곤 한다. 이 중에서 인연이 되어 부부의 운명으로 맺어지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요 행복이다. 문제는 이혼이 다반사인 요즘 필연으로 이루어진 부부 관계가 화목하게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인생의 만남이 절대 영원할 수 없고 만남의 끝이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서로 존중하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부부 서로의 마음속이 마르지 않기 위해서 무한신뢰를 바탕으로 진정한 사랑의 물을 듬뿍 공급해줘야 한다. 이때야 비로소 연리비익의 화목한 부부 관계를 지속해 나아갈 수 있을 듯싶다.

 

 

Eco-Times 고재경 전문위원 (배화여대 명예교수/영문학 박사/작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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