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경칩(驚蟄) 이야기

-경칩 : 24절기 중 세 번째

Eco-Times | 기사입력 2023/03/03 [09:20]

경칩(驚蟄) 이야기

-경칩 : 24절기 중 세 번째

Eco-Times | 입력 : 2023/03/03 [09:20]

 

 



 

陌上楊柳方竞春,(맥상양류방경춘) 논두렁 버드나무 봄이 찾아오니,

塘中鯽鲥早成蔭˳ (당중즉시조성음) 연못 붕어도 벌써 다 자랐구나.

忽聞天公霹靂聲,(홀문천공벽력성) 갑자기 하늘의 천둥소리 들리니,

禽獸蟲豸倒乾坤˳ (금수충치도건곤) 온갖 짐승 벌레가 혼비백산하는구나.

 

당(唐)나라 때 시인 유장경(劉長卿)이 경칩에 즈음하여 만물의 소생과 생동감을 보며, 농사철이 돌아왔음을 노래한 경칩(驚蟄)이라는 시이다.

 

경칩(驚蟄)은 놀란다는 ‘경(驚)’과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이 합쳐진 말로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뜻이다. 즉 날씨가 따뜻하여지며 온갖 초목은 싹이 트고, 개구리 등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땅 위로 나오려고 하여 생긴 명칭이다. 경칩은 원래 ‘계칩(啓蟄)’이었으나 중국 한나라 황제인 경제의 이름이 유계(劉啓)여서, 황제 이름에 쓰인 글자를 피해서 계'자를 '경(驚)'자로 바꾸어 '경칩'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칩이 되면 다음과 같은 풍습이 있었다.

 

1. 개구리알 또는 도롱뇽알 먹기

오늘날 같으면 아무도 귀담아듣지도 않겠으나, 이 무렵 동면에서 깨어난 개구리들이 물이 고여 있는 곳에 알을 낳는데, 이 알을 먹으면 몸을 보호한다고 하여 경칩 날 개구리알 또는 도롱뇽알을 건져 먹었다.


2. 흙일하기

흙일을 하면 1년 내내 탈이 없다고 하여 일부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하였다. 특히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했다.


3. 고로쇠 수액 마시기

봄이 되면 나무에도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데 처음 채취한 고로쇠 수액에는 봄의 양기가 응축되어있어 위장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4. 이 외에도 달래, 냉이 돌나물 등을 캐다 나물, 국, 찌개 등으로 먹었다.

 

한편, 경칩 날에 보리싹의 성장을 보아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예측하기도 하였다. 또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린다. 경칩이 되면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깬다. 갑자기 말문이 열리면, ‘경칩 지난 게로군’이라고도 한다.

 

중국은 지역이 넓어 남쪽 지방과 북쪽 지방의 시차가 크므로 절기의 자연현상은 대개 양자강 중하류 이남을 말할 때가 많다. 중국인들은 흔히 경칩이 되면 봄기운으로 대자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의 말로 ‘봄 천둥소리는 온갖 벌레를 놀라게 한다.’라고도 한다.

 

즉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각종 곤충이 깨어나기 시작하고, 곤충의 알들이 부화하기 시작한다고 본 것이다. 농부들 또한 날씨가 따뜻해지며, 비가 점점 많이 내리므로 대부분 지역에서는 봄갈이가 시작된다.

 



 

중국에선 경칩이 되면 3가지 현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첫째는 복숭아꽃이 화사하게 피기 시작한다. 이때 피어나는 대표적인 꽃들로는 복숭아꽃, 황매화, 장미꽃 등이 있다.

 

둘째는 꾀꼬리가 울기 시작한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온갖 벌레가 활동하기 시작하니 새들도 번식을 위해 짝을 찾는다고 본 것이다.

 

셋째는 매가 비둘기처럼 유순해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때가 되면 모든 새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제비도 찾아오기 시작한다.

 

  중국인들의 경칩의 전통 풍습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배 먹기

경칩이 되면 날씨가 따뜻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춥다. 또한 기후가 비교적 건조하므로 사람들은 쉽게 입이 마른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민가에서는 배를 먹는 풍습이 있었다.

 

2. 북 가죽 씌우기

고대 중국인들은 큰 날개를 하고, 새 부리에 사람의 몸을 한 우뢰의 신이 북을 치는 소리가 천둥소리로 알았다. 그러므로 경칩이 되면 인간 세상에서도 북에 새 가죽을 입히곤 하였다.

 

3. 흰 호랑이에게 제사하기

구설과 시비를 주관하는 신인 흰 호랑이가 경칩 때에 먹이를 찾아 나타나는데, 호랑이에게 물리면 그해 만사가 순조롭지 않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이를 피하려고 경칩 날에 종이로 만든 흰 호랑이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종이호랑이는 노란색에 검은 무늬 및 한 쌍의 송곳니를 그렸다. 제사 때에 돼지고기를 상에 올리고, 돼지기름을 종이호랑이 입에 발라서 인간을 물지 않고 시비를 걸지 않기를 바랬다.

 

4. 소인배 때리기

홍콩, 광동 지역에서는 흰 호랑이를 그려놓고, 저주의 욕설을 퍼부으며, 신발로 때리는 풍습이 있다. 이것은 흰 호랑이가 구설과 시비의 신이므로 사악한 인간이나 시비를 거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때리면 구설이나 시비를 피할 수 있다는 풍습이다.

 

중국인들에겐 이런 속담이 있다.

경칩 때가 되면 농사일이 쉴 때가 없다.

경칩 천둥소리에 한가하던 농부 바빠진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꽃이 피면, 가축 전염병을 예방한다.

이월 천둥은 보리 풍년.

경칩이 되면, 농사꾼 쉴 날이 없다.

 

 

Eco- Times 박충순 전문위원 dksrhr2@naver.com ( 중국문학 박사. 전 백석대 교수 )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