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는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민주공화국이다. 수도는 아디스아바바(አዲስ አበባ, Addis Ababa)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 ( 약1억7천만 명 )가 많은 내륙국이기도 하다.국가별 인구 순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약 2억)에 이은 아프리카 2위의 인구 대국이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가장 중요한 농작물이다 커피는 전체 수출의 60~65퍼센트.정부 재정수입의 30퍼센트를 차지한다.또 전체 인구의 25퍼센트가 직.간접적으로 커피 관련 산업에 종사한다.에티오피아는 커피의 원산지답게 아프리카 최대 생산량을 자랑한다.)
“mr. Han no problem?” 운전기사 Mr. Jira가 졸고 있는 나를 깨우며 묻는다. 맥주를 마셔 소변을 보고 싶었는데 센스 있게 차를 세워준다. 대장 가이드가 짚차 지붕 위로 올라서더니 소리를 친다.
“ beautiful lady right, gentleman left.”
‘21세기에 남녀가 유별하게 갈라 놓다니 지금 뭔소리 하능겨?’ 주차된 차 좌우로 남녀가 갈라져 각자 볼일 보면 된다. 이곳 땅을 개간해서 농사지면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완전 자연유기농법이다. ‘혹시 저 가이드 이 땅 주인 아들 아녀?’
달리는 차장 밖으로 보이는 메마른 밭과 벌거숭이 산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런 척박한 땅에서 어찌 부를 이룰 수 있을까? 게다가 얼마 전까지는 내전도 있었고 나라가 갈라지는 아픔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생각에 멍 때리고 있는데 지라가 소금호수에서 목욕하라고 한다. 소금호수에서 목욕을?
아프테니 소금호수는 민물에서 온천물이 흘러 호숫물이 미지근하고 염도가 높아 사해처럼 잘 뜬다고 한다. 입구에는 <Allgenda hot spring>이란 입간판이 있는데 온천은 보이지도 않고 탈의실도 없다. 각자 재주껏 수영복으로 갈아 입으란다. 탈의 할 장소도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선 후회없이 결과에 승복하자"
한밤중에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해서 4시간 오른 에르타 알레산. 보고 싶었던 살아있는 마그마는 유황 연기에 가려서 희끄무레한 붉은 빛만 보고 실망한 내게 독한 유황 방귀를 밤새 뿜어내 잠도 못자고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그나마 야외에서 모기 걱정없이 은하수와 별들을 하나 하나 세면서 밤을 보낸것으로 만족한다. 물론 사하라사막의 별밤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이곳에서 다나킬 소금사막으로 가려면 중간에 1박을 하고 하루가 지나서야 도착할 수 있는 꽤 먼거리이다. 운전기사 지라 (Mr. Jira)가 식수를 충분히 가져와서 세수도 하고 심지어 등목까지 했더니 이제야 사람꼴이 된 것 같다. 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차에 오르자마자 잠에 취했는데 울퉁거리는 비포장도로를 지나 어느새 고속도로(?)를 편안하게 달린다.
작은 마을에 서더니 호텔(야들은 노천식당을 이렇게 부르니 오해는 금물.)에서 점심을 먹고 간다고 한다. 다나킬 지역은 북부 반군과 전쟁을 하였던 곳으로 아직도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어 경찰 보호 아래 여러 대의 짚차가 단체로 이동해야 한다.
여행객들은 점심식사 후에 소금물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기도 한다. 수영을 못해도 염분이 높아 그냥 둥둥 뜬다. 이 동네는 호수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여 소금을 만들고 있다. 그것도 아주 대규모 염전이다. 호숫가 옆에 한적한 곳에서는 야자수로 가려진 웅덩이에서 기사들이 목욕을 하고 있다.
발을 담궈보니 엄청 뜨거워 깜짝 놀라 뛰쳐 나왔다. 모여 있던 운전기사들이 좋아 죽는다.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온천수가 나오는 호수가에 군데 군데 만들어 놓은 웅덩이가 남녀 혼탕 온천탕이란다.
"야들이 손님들은 찝찝한 소금물에 쳐 넣고 지들만 쌈박하게 온천욕을 즐기네. 괘씸한 녀석들!"
다나킬 소금사막으로 가기 위해 하루 밤을 머무른 게스트하우스는 마치 동물 우리와 같다. Bug가 들끓는 듯한 메트리스를 깔아주고 그 위에서 자란다. 모기도 걱정되는데 이렇게 좁은 방에 6명이 혼숙을 하라네. 씻지도 못하고 찝찝한 상태지만 그 전날밤 등산의 피로감으로 푹 잤다. ‘이런 컨디션에서도 숙면을 취할 수 있구나.’ ‘에티오피아 가면 다나킬 투어는 필수코스지.’라는 추천을 받고 생각없이 결정한 내 얇은 귀를 확 떼버리고 싶다.
이튿날 새벽 4시 30분 기상, 오늘 투어의 목적지인 다나킬 소금사막을 가기 위해 2시간을 달려갔다. 먼동이 터오기 시작한다. 이름도 모를 자그마한 마을 호텔에 내려 주고 아침이 준비될 때까지 동네 구경이나 하란다. 마을이라고 해봤자 허물어져가는 움막 몇 개가 전부다.
담 넘어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어느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치자 굽고 있던 인젤라(에티오피아 주식)2개를내민다. 이른 아침인데도 공터에 몇몇 어린아이 들이 있어 반갑게 인사를 건네니 손을 잡는다.
"얼래 요놈 사교성 하나는 죽이네." 아프리카에 갈 때는 아이들 선물용으로 볼펜을 많이 가져가라는 조언을 듣고 준비한 볼펜을 주었다.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뻐한다. 아이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어젯밤 후회했던 마음이 한순간 날아가는 것 같다. 아침은 다보(인도 난과 비슷)와 계란 프라이만 딸랑 내놓고 먹으란다.
'우쩌겠어요 앞으로 한달 넘게 남은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려면 닥치고 먹고 기운을 차려야쥬.'
갑자기 차들이 서더니 소금사막에는 가릴 것이 없으니 이곳에서 생리현상을 모두 해결하고 가야된다고 한다. 어제처럼 좌우로 남녀가 유별하게 벌판으로 헤쳐 모여. 나오는 모습들이 들어 갈 때보다 편안해 보인다. ‘앗 나도 다녀와야 되는데. . . 오른쪽 아님 왼쪽?’
“지라 , 여기가 소금사막여?” “맞는데. 저기 멀리까지 보이는게 모두 소금여.“
볼리비아 우유니, 튀니지 쇼트 엘 제리드처럼 멋지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는 되겠지 하는 마지막 기대까지도 제대로 허물어 버린다.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오지게 넓기는 하다. 이러니 낙타로 매켈레까지 소금벽돌을 나르는데 일주일이나 걸리겠지...
마른 소금사막은 오각형 또는 육각형의 결정체로 메말라 보이고 온천물이 솟아나는 염호도 있고 또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 사막 중간 중간에 공룡껍데기 모양의 붉은 바위들이 또 다른 눈요기를 제공한다.
이 여행에서 제일 기대하였던 달롤 화산지대이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계란 썩은 것 같은 유황냄새가 코를 찌른다. 40도가 훌쩍 넘는 더위와 높은 습도 때문에 순간 망설여진다. '지라'가 수건과 물을 챙겨 주며 샌들 벗고 운동화를 신으라고 권한다.
“지라야. 넌 안가?” “나는 차에서 쉬고 있을 테니 저 가이드 쫓아서 다녀와.” ‘에이 의리 없는 노므스키.’
유황냄새가 후각을 강하게 자극한다. 냄새는 지라가 준 수건으로 막겠는데 눈으로 들어오는 것은 막지를 못하겠다. 용암이 군데 군데에서 뽀글거리고 시뻘건 화산석 사이로는 짙은 녹색의 유황물이 고여 있다. ‘지구에 지옥이 있다면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
얇은 화산석을 밟을 때는 마치 눈을 밟을 때 나는 ‘뽀도독’ 소리가 나면서 하얗게 부서진다. 땀에 흠뻑 젖은 내 모습을 짚차 거울에 비쳐보니 지옥에서 나온 악귀가 따로 없다. 방귀 냄새 같은 것이 차안에 진동한다.
“'지라' 더워도 참을 테니 에어컨 끄고 창문 열자.”
2박 3일의 다나킬 투어 마지막 일정은 점심이다. 아프리카식 스파케티인데 이 더위에도 먹을만하니 에어컨 켜진 식당에서 먹으면 정말 맛있는 것이겠지... 이제 나는 개고생 끝판왕인 다나킬 투어에서 해방되어 동반자들과 헤어져 나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지로야! 지금처럼 안전운행 부탁,. 출발 ~ 우크로 마을로. . .’
( 지라 씨는 운전기사 겸 가이드로 에티오피아에서 나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하였다. 그 덕분에 아프리카 7개국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 했다.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인사를 드린다.)
Eco-Times 한용성 :글.촬영 /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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