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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 ]- 소서(小暑)-

-24절기 11번째 ,본격적인 더위 시작
-녹두탕 ,양고기 탕 등 보양식으로 기력 보충

Eco-Times | 기사입력 2024/07/05 [10:05]

[박충순의 중국문화 기행 ]- 소서(小暑)-

-24절기 11번째 ,본격적인 더위 시작
-녹두탕 ,양고기 탕 등 보양식으로 기력 보충

Eco-Times | 입력 : 2024/07/05 [10:05]

 

 

 



 

 

 

올해 7월6일은  24절기 중 11번째인  소서(小暑)다

이 즈음해서 장마가 시작되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 하지 무렵에 모내기한 모가 뿌리를 내려 논매기를 했다. 그리고 농가에서는 가을보리를 베어낸 자리에 콩이나 팥, 조 등의 농작물을 심어 이모작을 하기도 했다.

 

이때는 제철 채소인 오이·애호박·감자 등과 영양가가 풍부해진 다슬기를 잡아서 요리하여 먹었으며, 제철 과일인 자두·토마토·수박·참외 등을 먹으면서 더위를 식혔다.

 

중국의 《월령칠십이후집해(月令七十二候集解)》라는 책에는 소서를 유월절(六月節)이라고도 하였으며, 《설문(說文)》이라는 고대 한어사전에서는 ‘서(暑)는 뜨겁다라는 열(熱)과 같은 의미가 있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매우 더운 때임을 알 수 있으며, 기온은 소서로부터 대서(大暑) 때까지 점점 상승하여 일 년 중 가장 더운 때임을 알 수 있다.

 

소서 무렵이 되면 매우(梅雨)의 계절은 벗어나 태풍의 계절로 접어들게 되며, 고온다습한 생활환경으로 세균이 번창하게 된다. 그러므로 옛 황제들은 음력 6월 6일을 ‘용포 말리는 날’로 정하였으며, 민가에서도 이날 의복·이불·서적 등의 물품을 꺼내어 볕에 말렸으며, 개·말 등 동물도 목욕시켜 피부병을 예방하였다.

 

이날은 송나라 철종(哲宗) 때부터 ‘천황절(天貺節)’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이는 복날이 되면 황제가 신하들에게 ‘얼음과 미숫가루’와 ‘볶음면’을 하사한 데서 유래되었다.

 

                  

▲ 녹두탕


이때가 되면 우리가 팥빙수를 즐기는 것과 같은 이치로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시원하게 식힌 녹두탕을 먹는다. 그리고 보양을 위해 우리가 ‘삼계탕’을 즐기듯이 중국인들은 ‘양고기탕’을 즐기는데, 이는 양고기의 양(羊)과 양기(陽氣)의 양(陽)이 같은 발음인 데서 기인하였다고 한다.

 

북경인들은 ‘녹두탕’을 마시고, ‘육포’·계란과 부추로 만튼 ‘부추 볶음’·‘토마토볶음’·‘꿀에 버무린 연근’ 등을 먹으며, 교외 연못가로 가서 연꽃을 감상하며 더위를 피하였다.

 

그리고 화북(華北)지방에서는 소없는 만두를, 서북(西北)지방에서는 라오삥(烙餅, 발효되지 않은 납작빵, "차이니스 팬케이크(Chinese pancake)"로 불리기도 하며, 피자와 같은 크기)을, 강회(江淮)지역에서는 복령떡이나 볶음면을 먹는다.

 

특히 더위로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면 열을 식히고 피를 맑게 하는 ‘꿀 바른 연근’을 먹기도 한다. 특히 많은 지역에서는 《예기·소의(禮記·少儀)》에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식신(食新)’이라는 풍습으로 새로 수확한 햅쌀로 밥을 짓고, 술을 빚어 제철 채소로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

 

당나라 원진(元稹)은 〈소서 유월절(小暑六月節)〉에서

 

倏忽溫風至,(숙홀온풍지) 갑자기 더운 바람 불어오니,

因循小暑來。(인순소서내) 절기 따라 소서가 돌아왔네.

竹喧先覺雨,(죽훤선각우) 대나무 소란하니 비 옴을 먼저 알겠고,

山暗已聞雷。(산암이문뇌) 산이 어두워지니 천둥소리 벌써 들리네.

戶牖深青靄,(호유심청애) 창문 너머 짙푸른 아지랑이,

階庭長綠苔。(계정장녹태) 뜰안 계단 진한 푸른 이끼.

鷹鸇新習學,(응전신습학) 송골매는 새로 사냥법 배우고,

蟋蟀莫相催。(실솔막상최) 귀뚜라미 아직 재촉하지 않네.

 

소서가 되어 절기 따라 변해가는 자연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더운 바람 불어오니’라는 말로 소서가 지나면 대지엔 온통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없이 모든 바람은 그저 뜨거운 열기만 불어오고 있음을 알겠다.

 

이 무렵부터 잦아지는 소나기·천둥과 습기로 인한 아지랑이와 이끼를 눈길이 가는 대로, 귀에 들리는 대로 무심한 듯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또한 예부터 소서 지나 닷새가 되면 대지의 열기를 피해 귀뚜라미가 집에 깃들기 시작하며, 다시 닷새가 지나면 송골매는 지면의 열기를 피해 시원한 기류가 흐르는 푸른 하늘에서 활동하기 시작한다는 말대로 나타나는 자연 현상을 노래하고 있다.

 

[중국농촌에서  전해오는 속담]

 

• 소서 때 가물면, 수재를 방비하고, 수재가 들면 가뭄에 대비하여야 한다.

• 소서·대서에 쥐가 익사한다.

• 소서에 남풍이 불면, 대서에 가문다.

• 소서 때 마를 심지 않으면 마를 심는 것은 헛수고다.

• 소서에 더우면 열매에 좋고, 덥지 않으면 오곡이 부실하다.

• 소서에 더우면, 가을에 춥고 가문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 Times 박충순 전문위원 dksrhr2@naver.com 

            (중국문학 박사. 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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