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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순의《논어(論語)》 이야기 (16)] - 위정자의 자격 -

Eco-Times | 기사입력 2024/02/23 [18:39]

[박충순의《논어(論語)》 이야기 (16)] - 위정자의 자격 -

Eco-Times | 입력 : 2024/02/23 [18:39]

 

 



요즘 우리는 뉴스·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을 살고 있다. 그 종류나 분량이 너무 많아 다 볼 수도 없고, 또 다 볼 필요도 없을 정도가 되었다. 더구나 유튜브의 발달로 다양한 뉴스·정보와 그 뉴스·정보의 해설까지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적잖은 경우 왜곡되었거나 거짓 정보·뉴스로 인해 올바른 인식과 판단에 저해되는 때도 있다. 그러므로 친구나 친지에게 어떤 정보·뉴스를 전할 때 왜곡되었거나 거짓을 잘못 전하게 되어 낭패를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공자께서도 매우 경계하였음을 〈양화(陽貨)〉에서 ‘오며 가며 들은 말을 여기저기 옮긴다면, 덕을 버리는 것이다.

 

(道聽而塗說, 德之棄也。: 도청이도설, 덕지기야)’라고, 길에서 들은 이야기를 나름대로 확인하거나 판단해 보지도 않고, 자기 말인 양 여기저기 떠벌리는 것은 그릇된 행동이라고 꾸짖어 소문을 함부로 옮기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더구나 소문을 옮기는 목적이 자신의 이득을 위한 고의성이 있다면, 그러한 사람은 어리석고 천한 비부(鄙夫)일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양화〉에서 ‘비열한 인간과 함께 임금을 섬길 수 있겠는가? 그러한 사람은 그 바라는 바를 얻지 못하였을 때는 얻지 못해 걱정이고, 그것을 얻고나면 그것을 잃을까 걱정한다.

 

진실로 그것을 잃을까 걱정하는 사람은 못 할 짓이 없다.

 

(鄙夫可與事君也與哉? 其未得之也, 患得之, 旣得之, 患失之。 苟患失之, 無所不至矣! : 비부가여사군야여재? 기미득지야, 환득지, 기득지, 환실지. 구환실지, 무소부지의.)’라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짓말뿐만 아니라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고, 경계할 것을 일깨우고 있다.

 

공자는 말의 왜곡뿐 아니라 색(色)이나 음(音)의 왜곡도 싫어했음을 〈양화〉에서 ‘간색인 자주색이 정색인 붉은 색의 지위를 빼앗는 것을 미워하고, 정나라의 선정적인 음악이 예식에 쓰이는 아악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하고, 입에 발린 말이 나라를 뒤엎는 것을 미워한다.

 

(惡紫之奪朱也, 惡鄭聲之亂雅樂也, 惡利口之覆邦家者。: 오자지탈주야, 오정성지난아악야, 오이구지복방가자’는 말에서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당시 국왕은 본래의 색인 붉은색보다는 간색인 자주색을 더 귀하게 여겨 자주색으로 옷을 지어 입는 것을 못마땅하였으며, 음악에서도 선정적이고도 감각적인 음악이 조정 예식에 쓰이게 됨을 싫어하였고, 이익에 따라 옳은 말도 그르다 하고 그른 말도 옳다 하는 입에 발린 소리는 결국 국가를 망하게 하므로 미워하였던 것이다.

 

흔히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이라는 의미로 ‘공자 시대에도 요즘 애들은~~하였다더라’고 말하곤 한다. 바로 그러한 말로 세태를 아쉬워하는 공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양화〉에서 공자는 ‘옛날 사람들에게도 세 가지 병폐가 있었는데, 오늘날에 와서는 어쩌면 없어진 것 같다. 예전의 미쳤다고 했던 사람은 그래도 솔직하고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이었는데, 오늘날엔 방탕한 사람을 말한다.

 

예전의 긍지가 있는 사람은 깨끗하고 모가 났으나 엄격하였는데, 오늘날엔 성내고 다투려고만 한다. 예전의 어리석은 사람은 그래도 정직하기는 했는데, 오늘날엔 그저 남을 속이려고만 한다.

 

(古者民有三疾, 今也或是之亡也。 古之狂也肆, 今之狂也蕩。 古之矜也廉, 今之矜也忿戾。 古之愚也直, 今之愚也詐而已矣。: 고자민유삼질, 금야혹시지무야. 고지광야사, 금지광야탕. 고지긍야염, 금지긍야분려. 고지우야직, 금지우야사이이의)’라고, 세태의 변화를 안타까워하는 데서 오늘날 위정자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공자는 위정자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의 기준을 〈양화〉에서 제자인 자공과 함께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자공이 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있습니까고 물으니, 공자께서 미워하는 게 있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의 잘못을 고자질하는 것을 미워하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헐뜯고 비방하는 것을 미워하고, 용감하기는 하나 무례한 것을 미워하고, 과감하나 꽉 막힌 것을 미워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사야, 너도 미워하는 것이 있느냐고 물으니, 자공은 남의 생각을 알아내어 자기가 아는 것인양하는 것이 밉고, 불손한 것을 용감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 밉고, 남의 단점을 들추어 공격하는 것을 정직하다고 여기는 것이 밉습니다고 대답하였다.

 

(子貢曰:君子亦有惡乎? 子曰:有惡。 惡稱人之惡者, 惡居下流而訕上者, 惡勇而無禮者, 惡果敢而窒者。 曰:賜也, 亦有惡乎? 惡徼以爲知者, 惡不孫以爲勇者, 惡訐以爲直者 : 자공왈:군자역유오호? 자왈:유오. 오칭인지악자, 오거하류이산상자, 오용이무례자, 오과감이질자. 왈:사야, 역유오호? 오요이위지자, 오불손이위용자, 오알이위직자)’ 이 말은 별도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공감되는 말이다.

 

이제 곧 우리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어 함께 생각해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 Times 박충순 전문위원 dksrhr2@naver.com 

            (중국문학 박사. 전 백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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