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박충순의 《논어(論語)》 이야기 (19)] - 군자란? 3-

-(君子恥其言而過其行。; 군자치기언이과기행)’라고 실천하지 못할 말은 조심해야 할 것임을 강조
-과장된 말이나 거짓말을 하는 지도자 선택 시 폐해 심각

Eco-Times | 기사입력 2024/04/07 [21:47]

[박충순의 《논어(論語)》 이야기 (19)] - 군자란? 3-

-(君子恥其言而過其行。; 군자치기언이과기행)’라고 실천하지 못할 말은 조심해야 할 것임을 강조
-과장된 말이나 거짓말을 하는 지도자 선택 시 폐해 심각

Eco-Times | 입력 : 2024/04/07 [21:47]

 

 

▲ 공자 초상화

 

사람은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된 말을 하게 되면 신뢰성이 떨어지게 되어 그가 무슨 말을 하던 믿지 않게 된다. 더구나 과장된 말이나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지도자일 경우에는 그 폐해가 더욱 심각하게 된다.

 

그러므로 공자께서는 〈헌문(憲問)〉에서 ‘군자는 그가 말한 것이 그의 행동에서 벗어남을 부끄러워한다. (君子恥其言而過其行。; 군자치기언이과기행)’라고 실천하지 못할 말은 조심해야 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공자께서는 거짓말이나 과장된 말을 주의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특정 정책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헌문〉에서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특정 정사에 논의하지 마라.(不在其位, 不謀其政。: 부재기위, 불모기정)’고 하였다.

 

물론 오늘날 대의 민주주의 체제하에서는 많이 벗어나는 이야기이긴 하나, 2,500여 년 전 정보의 전파가 늦고, 정확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엄격한 계급사회였었음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오늘날과 같이 정보화 사회에서도 잘못된 정보나 거짓 정보로 인해 오판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본다면 더욱 그러하다.

 

사람이 많이 알거나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되면 남에게 자랑하고 싶어 함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인격적 소양이 부족한 사람일 경우는 더욱 그러할 뿐만 아니라 교만해지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세상에서는 그릇이 부족한 국회의원을 향해 ‘선거 때는 머리 조아리며 굽신거리지만, 뱃지를 달고 나면 거들먹거린다.’라고 불평하기도 한다.

 

공자께서는 〈자로(子路)〉에서 ‘군자는 편안해하고 느긋하나 교만하지 않고, 소인은 교만하나 편안해하고 느긋해 하지는 못한다.(君子泰而不驕, 小人驕而不泰。: 군자태이불교, 소인교이불태)’라고 하였다.

 

이 말과 매우 맥을 같이하는 말이 〈자로〉에서 공자가 ‘군자는 조화롭게 어울리지만 반드시 같기를 요구하지는 않고, 소인은 반드시 같기를 요구해도 조화롭게 어울리지는 못한다.(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라고 군자와 소인의 언행을 구별하여 설명하고 있다.

 

‘和’는 선행(善行)에 대해 이해하고 뜻을 같이하여 협조하나, ‘同’은 선악(善惡)을 구별하지 않고 뜻을 함께한다는 말이 된다. 선악의 구별 없이 무조건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서로에게 이(利)로운 경우일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이로움과 관계없이 선한 일이면 뜻을 같이하나, 아무리 이로운 경우라도 올바른 일이 아니면 함께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친한 친구 사이를 간담상조(肝膽相照)라는 말로 이를 경우가 있다. 간담상조란 직역하면 서로 간과 쓸개를 꺼내 보인다는 뜻으로 친구 사이의 진정한 우정,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가까이 지낸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和而不同, 同而不和’와 ‘肝膽相照’는 어떤 차이가 날까? ‘속마음을 터놓고’라는 말에 의기투합하는 과정이 녹아 있다면, ‘和而同’을 함께 아우르는 말이 될 것이므로, 군자의 경우는 물론 소인의 경우도 함께 이르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겉모습만으로 보고 쉽게 판단 할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군자는 항상 바른 판단과 겸손하고자 노력해야 하고, 항상 스스로 성찰해야 할 것이다. 흔히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소위 깡패와 같은 폭력배들의 의리를 좋게 말하거나 흉내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존중받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내가 아닌 남을 나와 같이 소중히 여기고, 존중할 수 있으려면, 나와 남을 근본적으로 한가지로 존중하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소중히 여기고 공경하는 마음과 같은 크기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공자는 이러한 의미에서 남을 나만큼이나 배려하고 공경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함을 말한 적이 있다. 〈위령공(衛靈公)〉에서 제자인 자공(子貢)이 ‘평생 지켜야 할 한마디 말이 있습니까?(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유일언이가이종신행지자호)’라고 묻자,

 

공자께서는 ‘그것은 바로 용서할 서(恕)이다. 내가 바라지 않는 것이라면, 남에게도 시키지 말아야 한다.(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서호! 기소불욕, 물시어인)’라고, 군자가 평생 지켜야 할 한마디가 있다면 용서라는 말이라고 본 것이다. 이 말은 바로 나와 타인에 대한 기준을 같게 할 수 있는 ‘경(敬)’의 마음을 키우라고 가르친 것이다.

 

그러나 공자 스스로는 그러지 못했노라고 반성하고 있다. 〈헌문〉에서 공자는 인·지·용(仁·知·勇)을 강조하며, ‘군자의 도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나는 그것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으며,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君子道者三, 我無能焉: 仁者不憂, 知者不惑, 勇者不懼。: 군자도자삼, 아무능언: 인자불우, 지자불혹, 용자불구)’라고, 인·지·용(仁·知·勇)하게 되면 불우(不憂)·불혹(不惑)·불구(不懼)하게 됨을 설파하고 있다.

 

자공이란 제자가 ‘이 말은 선생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다.(夫子自道也。: 부자자도야)’라고 한 것을 보면, 아마도 자공이란 제자는 이 말씀을 직접 들었었던 모양이다.

 

공자께서는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한 제자 염구(冉求)를 심하게 꾸짖고 있는 것을 보면 무엇보다 양심(良心)과 공경(恭敬)의 마음을 중요하게 여겼음을 볼 수 있다. 〈선진(先進)〉에서 노(魯)나라 대부인 계씨(季氏)가 노나라 왕인 주공(周公)보다 더 부유했는데, 계씨의 수하로 있던 제자 염구(冉求)가 계씨를 위해 세금을 거두고 더욱 부유하게 하였다.

 

이것을 본 공자는 ‘내 제자가 아니다. 너희들이 북을 울리고, 공격해도 좋다.(非吾徒也. 小子鳴鼓而攻之可也。: 비오도야. 소자명고이공지가야)라고 질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논어》 전체를 통해서도 이처럼 심하게 질타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있어서, 공자가 거짓을 말하거나, 실천하지 않고 말만 앞세우는 것을 매우 싫어하였으며, 양심에 어긋나는 정의롭지 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크게 분노함을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 Times 박충순 전문위원 dksrhr2@naver.com 

            (중국문학 박사. 전 백석대 교수)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